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의 하늘은 맑음
적당히 시든 나무와
적당히 따가운 공기
낯설게 바람이 불면
그렇게 생각을 불러
잊은 줄도 몰랐었던
사라진 기억의 기억
돌아갈게
바람이 불어오는 곳
고마운 것이 서툴던 그 계절로
돌아갈게
햇살에 눈이 부시던
오랜 사랑을 원망하던 날
그때
생각은 생각을 불러
그리운 것들이 많아
잠기는 나를 깨우는
야속한 오늘의 알림
난 할 일이 있어
난 걸어가야 돼
달라진 것도 없는데
돌아갈게
바람이 불어오는 곳
모르는 것이 많았던 그 시절로
돌아갈게
헤매이던 방황으로
방법을 몰라 길을 잃었던
잘할 수 있을까 다시
난 돌이켜볼게
기회가 온다면
그때 난
“돌아갈게”
미련한 아이가 말해
이미 어른이 됐는 줄도 모르고
기억할게
바람이 불어오는 곳
마음을 마음으로 남길게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