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결혼이란 말이
아무 의미 없던 때가 있었지
그땐 별로 좋지 않은
엔딩을 이어갔었지
그냥 홀로 그렇게 사는
것도 좋아 보여서
이런 결론을 내게 될 줄
나도 몰랐어
근데 날이 갈수록
내 맘이 변하더라구
맘이 변하면 매일 밤
데려다 주던 것도
하기 싫어진다더니만
이젠 데려다 주는 건
침실까지만 하고 싶어졌어
매번 이기고 졌던 게임 같은
연애의 단곌 넘어섰어
그 게임 CD들은 버려도 되겠어
그 자릴 우릴 그린
음악들로 채우겠어
나 내게서 떨어져 나온 듯
딱 맞는 조각을 찾은 걸까
오히려 그 반대
어떻게 생긴 조각이든 간에
온전히 받아들이고 나니
결심이 서더라
좀 낯을 가리고
툭하면 빨개지는 얼굴
또 스스로 맘에 안 드는 것들
그게 뭐든 내 옆에 있는
것만으로 괜찮아진다면
그 자체로 신의 선물
늘 내 motivation 이었던 불안감
그게 없는 상태를
처음으로 맛봤어
이젠 니가 내 새로운 motivation
그러니 너와 함께 해야겠어
내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서 시작해
니 왼손 네 번째
손가락까지 감아 낼
끈을 살짝 꼬아
뫼비우스의 띠를 만들 거야
우린 안과 밖
무한히 하나인 거야
그러니까 결혼을 얘랑
하기는 할 건데
당장은 아니고 좀
천천히 할 거라고 말하고 다녔네
글쎄 한 2 3년 뒤에
너랑 내 작업실 따로 달린
집 살 수 있을 때
일단은 모아 놓은 돈으로
나도 독일 차도 몰아 보고 싶고
현실 적 보다 더
좋은 앨범 내놓고
통장 속 숫자의 콤마 개수
더 늘려 놓고 ha
근데 너희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우리 엄마의 best friend 분도
떠나가시고 나니까
소중한 이가 더 떠나가기 전에
널 내 부인으로
소개하고 싶어졌네
도대체 난 뭘 주저하고 있었나
내게 물어봤어
남들에게 보여줄 삐까뻔쩍함
그보단 지금 웃고 있는
우리가 먼저야
적당한 사람과 적당한 때
하는 게 결혼이라던데
그 적당한 게 뭔지
혹시 너는 아니
내게 있어 결혼은
나의 prime timing
내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서 시작해
니 왼손 네 번째
손가락까지 감아 낼
끈을 살짝 꼬아
뫼비우스의 띠를 만들 거야
우린 안과 밖
무한히 하나인 거야
내게 결혼이란 말이
아무 의미 없던 때가 있었지
그땐 별로 좋지 않은
엔딩을 이어갔었지
이젠 전혀 그런 식으로
살 필요가 없어졌어
세상 그 무얼로도 매길 수 없는
가격표 내가 떼겠어
감사해 너의 구남친들
그녀와 박자 못 맞춘 박치들
기대돼 난 우리가 어떻게 살는지
그녀는 이제
daze alive music 의 사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