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맑은 12월의 어떤 날
그녀 몰래 접어놨던 고백 쪽지를
그냥 펼쳐봤어
그래 오늘이야
결심하고 초록색 스웨터를 입고 거리로
가벼운 두 발을 내딛고
머리를 맡기러 간 언니네 이발관
수석 이발사는 야간 분만
예쁘게 손질된 뽀글머리
덩달아 신나는 내 걸음걸이
자 이제 선물을 골라볼까
Toy 샵에 들러 산 고깔모자와
시집 한 권
제목은 가벼운 숨결
그녀가 오늘은 내 마음을 받아줬으면
그런 바램을 담아 보낸 문자
집에 있어 오늘 나랑 놀자
약속 장소는 홍대 놀이터
먼저 도착해 목 매고 있던
내 눈에 확 뜨인 소규모 아카시아
한 다발 들고 어서와 아가씨야
미선이는 삐삐롱 스타킹을 신고
푸른새벽 빛깔의 마이를 입고
날 쫓아 약속 장소에 막 도착
어 어 그녀가 인사해
내 마음 속은 한 여름 롤러코스터가
하강 직전처럼 긴장해
일단은 밥을 먹자는 말을 해
Deli Spice에서 파스타를 한 접시
식사 중에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살며시 긴장을 감췄지
오늘 예쁘다며 말 걸지
다음 코스는 길 건너
Sweet Pea 까페
내 앞의 그녀는 행복의 스위치 같애
그녀 주문은
Green tea latte
긴장한 나는 수줍게
Sweety cocktail
마시고 묻고
같이 또 웃고
다시 또 묻고
창 밖을 보니 어느새 루시드 폴이
고이 접어뒀던 쪽지
그녀에게 고백해
인생은 아름다워 실례합니다
Knocking on heaven's door
이제 난 이 사람을
친구들에게 소개할 때
늘 이 세상 위
단 한 사람뿐인 아는 여자고
Way back into love
그 여자의 작사 또 그 남자의 작곡
드디어 해리는 샐리를 만났어
넌 어때 24/07 낙서
마치 Like Mary or Amelie
뭔가 특별한 게 있는 나만의 Juliet
그녀에게 쓰는 첫 번째 러브레터는
숨이 막혀 겨우뗐지 PEN
Hello stranger
이 길 위에서 당신을 만난 건
운명적이라 생각해요
초속 5cm
우주를 건너서 내게로 왔겠죠
징징대거나 빙빙 돌려
사랑을 말하지 않을게요
진지 해요
27년간 찾아 헤맸죠
보물을 찾아낸 내가 바로
인디애나 존스
Independence day for solo
나누는 마음이란 걸 몰랐던 촌놈
오늘 난 Rocky Balboa
지금 만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