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우리는
그 어떤 이유도 모른 채
숨 막히게 도망치고 있어
쫓기고 있어
더 빨리 달려야 하는데
더 멀리 뛰어야 하는데
날 보호할 갑옷이
귀찮게도 발목을 붙잡아
순간순간 나를 노리는
사악한 눈빛들
한눈이라도 파는 찰나
큰일이나 망칠지 몰라
두 눈을 부릅뜨고 곤두선
집중력이 필요한 하루하루
세상은 이미 회생이
불가능한 아수라장
과연 나는 이 곳에서
살 수가 있을까
단단한 갑옷이 있으니
조금은 버틸 수 있겠지
내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 마계촌
나를 attack하는
힘의 논리보다 더욱 두려운 건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되살아나는 내 안의 마성
이길 듯 질 듯이 아슬아슬한
내 안의 갈등과 전쟁
내 안의 나를 깎고 다듬어
이길 수만 있다면
알몸으로 내동댕이 쳐져도
당당할 수 있어
그 어떤 시련이 다가와도
당당히 맞설 수 있어
마계촌 끝판왕쯤은
가볍게 클리어 할 수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