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어느 가을날 밤이었을거야
너를 집 앞으로 불러냈지
약속을 한 듯이 서로 눈 마주치면
무심한 척 고갤 돌려 술잔을 비웠었지
조금씩 너의 발그레 진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 지었나 봐
뭘 그리 웃냐며 수줍은 미소 짓던 너
그날 밤 우리는 점점 닮아갔어
새벽은 밝아오고
점점 깊어지는 얘기 속에
우린 함께 취해가고
시계가 멈추길
바라던 내 맘 숨기긴 힘들고
한 잔씩 비워가며 달아오르는
그 취기 속에 용기를 내 물어봤어
놀란 듯 쳐다보던 네 모습이
잊혀 지지가 않아
아마 조금 난 두려웠는지 몰라
사실 너를 좋아한다고
예전부터 고백하고 싶었지만
이제 말한다고
다시 술잔을 채우고
네 얼굴 바라봤지
네 말을 기다렸지
그렇게 가을날 밤이 흘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