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열차는 타자기(打字機)처럼
-김경린 시
오늘도 성난 타자기처럼
질주하는 국제열차에
나의
젊음은 실려 가고
보랏빛
애정을 날리며
경사진 가로(街路)에서 또다시
태양에 젖어 돌아오는 벗들을 본다.
옛날
나의 조상들이
뿌리고 간 설화가
아직도 남은 거리와 거리에
불안과
예절과 그리고
공포만이 거품 일어
꽃과 태양을 등지고
가는 나에게
어둠은 빗발처럼 내려온다.
또다시 먼 앞날에
추락하는 애정이
나의 가슴을 찌르면
거울처럼 그리운 사람아
흐르는 기류(氣流)를 안고
투명한 아침을 가져 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