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니? 음 그랬어?
음 알아, 알아. 음 알겠어”
“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그냥, 그만 살고 싶어요”
“그만 살기는? 우리 둘이 이제부터
재미있게 살아야지
여기 사진관도 있겠다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자구
얼른 단장도 하고. 응? 응?”
그럴까요?”
깊은 밭고랑 같은 주름살 위에
하얀 눈 같은 분칠을 하네
“어때요?”
“아유 곱네!”
찬바람에 트고 거친 두 뺨에
복숭아빛 분칠을 하네
성성한 갈대 같은 눈썹 위에
초승달 같은 눈썹 올리네 “인물 난다!”
타다 남은 재 같은 입술 위에
빨간 앵두빛 연지를 바르네
자, 눈을 감아봐 넌 아직 예뻐
자, 눈을 크게 떠 넌 아직 예뻐
거칠은 손, 자글자글한 주름살
거뭇거뭇한 검버섯,
속이 훤히 보이는 흰 머리칼
팍팍 쑤시는 무르팍 “허”
그뿐인가요?”
구부정한 등, 축 쳐진 엉덩이
늘어진 가슴, 출렁출렁 뱃살
아 좋은 시절 다 갔네 하지만 넌 예뻐
밥 잘하는 네 손이, 푸근한 눈빛이
예쁘다, 예쁘다, 예쁘다, 참 예쁘다
자, 눈을 감아봐 넌 아직 예뻐
자, 눈을 크게 떠 넌 아직 예뻐
자, 눈을 감아봐 넌 너무 예뻐
자, 눈을 크게 떠 넌 너무 예뻐
넌 너무 예뻐, 넌 너무 예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