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 손가락 질
안 받으려고
정신없이 일 만하고
살아 왔는데
자식 놈들 하나 둘 씩
떠나 버리고
덩그라니 옆에 남은
이 사람아
오늘 새삼 잔 주름이
더 깊어지고
허물어진 두 어깨가
가슴 아픈데
세월 참 빠르지요
그렇지요
그런 말 하지마소
여보 마누라
흰 머리 뽑는 것도
지쳐 버렸나
새벽 서리 논 길 같은
파 뿌리 되고
고왔던 옛 모습은
어디로 갔나
바보처럼 늙어 버린
이 사람아
오늘 새삼 옛 시절이
그리워지고
돌아보면 그 날 들이
어제 같은데
우리가 살아봐야
얼마나 더 살까
그런 말 하지마소
여보 마누라
세월 참 빠르지요
그렇지요
그런 말 하지마소
여보 마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