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역의 밤

세자전거

오늘도 내 발은
신도림 역으로 가네
지하철 타러
술 한잔 생각에
잠시 발걸음을 멈춰
생각하네
친구 놈들에게
전화나 돌려볼까
아니 됐다
그냥 집에나 가자
만원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을 수 밖에 없는
내 모습 어지러워
손잡이도 잡지 못해
마음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구나
한숨만 나와
무거운 두 눈은
힘겹게 시계를 보고
다시 감네
두리번 거리며
혹시 자리가 생길까
기다리네
막차 시간쯤엔
다들 똑같은 표정
지쳐 보이네
모두 나처럼 사는구나
만원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을 수 밖에 없는
내 모습 어지러워
손잡이도 잡지 못해
마음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구나
순간은 순간일 뿐야
어느새 지나갈 거야
그래도 지금껏
잘해왔잖아
만원 지하철이어도 괜찮아
잠깐이면 벗어날 거야
손잡이도 잡지 못해
마음대로 몸을
가눌 수가 없어도
그래 뭐 어때
별 수 없잖아
다 괜찮을 거야
힘을 내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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