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커피에 정신 차리고 눈을 떴지
덕지덕지 역시나 어질러진 책상 위에는 낮에 마시던
음료수 캔과 담배갑... 이런
낙서 같은 잡설로 빽빽한 각종 공책에는 발전 없는 죄책감
이런 게 무슨 소용이야 가망 있어? 근거 없는 자신감
이대로는 망친 삶이야 도망칠까? '패배에 붙잡힐라'
아... 내 삶은 매일 같이 목말라 하루하루 내리막 길
이런 잡생각에 빠져 나태함으로 이 밤을 보냄 안돼 잠탱아
정신차려 찬물로 세수해 새로 산 문제집이 너의 예쁜 애인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What can I do? 어지러운 젊은 날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What can I do? 어느덧 해는 저물어 가
오천 원짜리 복권에 행운을 바라며
일확천금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며
큰 기대를 걸어보곤 해 술잔을 '짠'하며
밝은 내일을 점 쳐, 멈춰라 세찬 바람이여
계획 짰던 대로 치밀한 작전대로
일은 풀리지 않아 기분만 잡쳤네
주인공은 무슨, 조연도 아닌 방청객
손금을 훑어보려 손바닥을 쫙 폈네
지금은 젊으니까라며 청춘을 위로 삼았지
주먹을 뻗어 마치 만화 속 마루치아라치
맨날 욕이나 해대며 빈정대는 건 양아치나
하는 짓이라며 숲을 헤치며 앞으로 나갔지
제길, 노력의 땀방울을 몰라줘
나를 반기는건 피곤한 내일의 꼴라쥬
복잡한 퍼즐, '멍청이 왜이리 못맞춰!'
끝없는 질책에 타는 목마름
현관 문 닫고 들어서면 가쁜 한숨
퉁퉁 부은 다리 탓에 바지가 슥 벗겨지지 않아 그저 뒤뚱뒤뚱
속상함에 마냥 울고 싶은 기분
시급 사천오백원에 감춰놓은 애인 하나 없는 그녀는 남처럼
빨간 날에 쉬어보는게 소원
하지만 그녀의 명절은 매년 직장에 봉헌
스트레스로 인한 피부 트러블, 생리 불순
신경 써봐야 하루 이틀 어디 그뿐
한창 나이에 잠깐이라 부족한 식사 시간과 수면 위장의 불협화음
저녁밥 짓기 귀찮아 샌드위치 하나 TV보며 씹다가
취침전 따뜻한 우유 한 잔 겨우 달래보는 우울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