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에다가
내 학사모를 집어던져
딱 한번 입는 옷이라
어색하고 좀 떨려
옆에 동기 녀석들의 알 수 없는 표정
또 내일부터 펼쳐질 그들만의 여정
몇 천만원짜리라던 그 졸업장
근데 종이 한 장이라니 진짜 멋없다
요즘은 그거 하나로는
취직이 어렵다니
그래도 다들 한손엔
빛나는 꽃다발이
셔터 소리에 다 멈춰있어
정든 교정에 울려 퍼지던 목소리도
다들 손가락은 V자를 그리네
오늘부터 실업자라는
농담이 웃기네
엄마 같이 사진하나 찍어놔요
아빠 학자금 대출은
미안해하지 말고 이리와요
오늘 기쁜 날이잖아요
친구 많아요 식당은 큰자리 잡아요
우리 지금 바로 여기
헤어짐을 위한 모임
우리 추억이 되어 그리웠지
함께한 날들을 향해서
새로운 날들을 위해서
너와 날 위해 손을 흔들어
누구의 가사말처럼 다 학점의 노예
그렇게 되긴 싫었지
그냥 막 놀면 어때
난 매일밤을 술로 시간을 뿌려댔지
시트콤은 거짓말이라면서
푸념했지
3월달은 한달내내 학교 행사만
끝나면 뒷풀이라며 술집은 맨날 가
연인들끼리는
벤치 하나두고 눈치 싸움
거기서 첨으로 그녀 입술을 훔친다
학교식당 그곳은 자취생의 집밥
또 언제 먹었는지
기억 안나는 아침밥
친구 자취방은 우리의 기숙사였지
쌓이는 빨래 만큼이나
추억도 계속 쌓였지
괜히 싫어했었던 우리과 그 선배
또 이유없이 괜히 미워했었던 후배
모두 잘 지내요 나중에 한잔해요
그때는 다들 먼저 지갑을 꺼냈음해요
우리 지금 바로 여기
헤어짐을 위한 모임
우리 추억이 되어 그리웠지
함께한 날들을 향해서
새로운 날들을 위해서
너와 날 위해 손을 흔들어
디카에 밀려버린 사진사 아저씨
꽃다발은 유난히 많이도 팔렸지
정문의 고기집은 오늘 대목이지
부모님 아들딸이
오늘만은 제일 멋있지
아무도 안사는 비싼 졸업앨범
거기엔 빼곡이 우리 모습이 그대로
이제는 추억이 되버린 얘기들
한여름에 힘껏 울어버린 매미들
우리 지금 바로 여기
헤어짐을 위한 모임
우리 추억이 되어 그리웠지
함께한 날들을 향해서
새로운 날들을 위해서
너와 날 위해 손을 흔들어
우리 지금 바로 여기
헤어짐을 위한 모임
우리 추억이 되어 그리웠지
함께한 날들을 향해서
새로운 날들을 위해서
너와 날 위해 손을 흔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