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새록새록 옛 생각은 떠오르고
휘몰아치는 4월의 봄비와
벚꽃 잎은 흩어져 내리는 날
아주 오래된 공원 계단 위에 섰소
살금살금 아무도 몰래 왔소
이곳 자유공원
난 홀로 게으름을 피우며
인적 없는 홍예문을 가로질러
아주 오래된 공원 계단 위에 섰소
향기 짙은 화려한 꽃이 되건
아주 초라한 저 길가의 꽃이 되건
내 생의 자취들은 여기 남으리니
아주 오래된 도시
난 여기 남아 있겠소
시간이 멈춘 듯..
허황되지 않은..
침묵이 있는 곳..
여긴 부둣가다운
은밀한 술렁임으로 넘실거리오.
오래된 공원 계단 위에 섰소
날이 저물면,
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오.
오래된 도시,
수많은 사연들을 들려주오.
이젠 소란스런 곳으론
가지 않으리니,
오래된 도시
선술집에 앉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