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는 다른 공기
부쩍 쌀쌀한 계절
너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걷다
끝내 내뱉은 그 말
우리 헤어지자
그게 낫지 않을까 되물었고
난 아무 말 없이
가장 무거운 침묵으로
너를 잡지 못했어
그 어떤 쉬운 말로
오늘을 설명 할 수 있겠니
이 세상도 우리의 이야기로
이렇게 얽혀 있는데
익숙해진 우리처럼
이 길도 어느새
지갑 속 사진이 바래져 가듯
많이 변했구나
그래 헤어지자
애써 맘을 돌리려 널 외면했고
그저 하염없이
울고 있는 너의 어깨를
안아주지 못했어
그 어떤 쉬운 말로
오늘을 설명 할 수 있겠니
이 세상도 우리의 이야기로
이렇게 얽혀 있는데
우리 헤어지자
서로 몰랐던 그때로
아무일 없던 것처럼
그래 헤어지자
차마 전하지 못한
날 떠나 행복하란 말
그림같이 선명했던
해맑은 미소도
멀어져 가는 네 뒷모습처럼
벌써 아득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