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 따라(1)〜중타령

정회석, 고수 조용복
앨범 : 정회석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 완창

[아니리]
심청 나이 그렁저렁 십오 세가 되어가니. 얼굴은 국색이요 효행이 출천이라, 이러한 소문이 원근에 낭자허니, 그때여 무릉촌 승상 부인이 시비를 보내여 심청을 청하였것다. 심청이 부친 전 였자오되, “아버지” “오야” “무릉촌 승상 부인이 저를 다녀가라 하옵시니 어찌 하오리까?” “아차 잊었구나. 그 댁 부인은 일국 재상의 부인이시다. 너의 어머니 살아 생전에 별친하게 지내셨는디. 네가 진즉 찾아가 뵈올 것을 이제 찾도록 있었구나. 늬가 오날 건너가되, 아미를 단정히 숙이고 묻는 말이나 대답허고 수이 다녀오너라.” 심청이 부친의 허락을 받고 무릉촌을 건너갈 제,
[진양조]
시비 따라 건너간다. 무릉촌을 당도허여, 승상댁을 들어갈 제, 좌편은 청송이요, 우편 녹죽이라. 정하의 섰난 반송 청풍이 건듯 불면, 노룡이 굽니난 듯, 뜰 지키는 백두루미 사람 자취 일어나서 나래를 땅으다 지르르르르 끌며, 뚜루루루루 낄룩, 징검징검, 알연성이 기이허구나.
[중중모리]
계상의 올라서니, 부인이 반겨나와 심청 손을 부여잡고 방으로 들어와 좌를 주어 앉힌 후의 “네가 분명 심청이냐?” 듣던 말과 같은지라, “무릉에 내가 있고 도화동 네가 나니, 무릉에 봄이 들어 도화동 개화로다. 이 내 말을 들어 봐라. 승상 일즉 기세허시고, 아들이 삼형제나 황성 가 미혼허여, 어린 자식 손자 없어, 적적한 빈방 안에 대하노니 촛불이요, 보는 것 고서로다. 네 처지를 생각허면, 양반의 후예로 저렇듯 곤궁허니, 나의 수양딸이 되어 여공도 숭상하고, 문필도 학습허여 말년 재미를 볼까 허니 너의 뜻이 어떠허뇨?”
[아니리]
심청이 대답하되, “모친 별세헌 년후, 아버지는 저를 아들 겸 믿사옵고, 저는 아버지를 모친 겸 믿사와 대소사를 의논허고 지내오니, 분명 대답 못 하겠내다.” 부인이 칭찬허시고, “기특타. 내 딸이야, 나는 너를 딸로 알터니 , 너는 나를 어미로 알려므나.” 일모가 되도록 부인이 놓지 아니 허시고 이야기로 벗 삼으실 제, 심청이 일어서며, “추운 방 우리 부친 저 오기만기다리니, 어서 건너 가겄내다.” 부인이 허락허시고, 비단과 양식을 후이 주어 시비 함끄 보낸지라. 그 때의 심봉사는 적적한 빈 방 안에 딸 오기만 기다릴 제,
[진양조]
배는 고파 등에 붙고, 방은 추워 한기 들 제, 먼 데 절 쇠북을 치니, 날 저문 줄 짐작허고 “내 딸 청이는 응당 수히 오련마는, 어찌하여 못 오는고, 부인이 잡고 안 놓느냐? 길에 오다 욕을 보느냐? 백설은 펄펄 흐날린디, 후후 불고 앉었느냐?” 새만 푸루루루, 날아들어도 “내 딸 청이 네 오느냐?” 낙엽만 버썩, 떨어져도 심청인가 반기는구나 아무리 불러도 적막공산의 인적이 끊쳤으니, “내가 분명 속았구나, 이놈의 노릇을 어찌를 헐끄나.” 자진복통으로 울음을 운다.
[자진모리]
‘이래서는 안 되겄다.’ 닫은 방문 펄쩍 열고, 집팽이 흩어 집고, 더듬더듬 더듬 더듬 나가면서, “청아! 어찌 이리 못 오느냐?” 그 때의 심봉사는 딸의 덕에 몇 해를 가만히 앉어 먹어노니, 도랑 출입이 서툴구나, 집팽이 흩어 짚고 이리 더듬 저리 더듬 더듬더듬 나가다가, 길 넘어 개천물에 한 발 자칫 미끄러져 밀친 듯이 풍! “어푸, 사람 살려!” 나오라면 미끄러져 풍 빠져 들어가고, 나오랴면 미끄러져 풍 빠져 들어가고, 나오라면 미끄러져 무진무진 들어간다, 심봉사 기가 막혀 일신수족을 벌벌 떨며, 아무리 소리를 쳐도 일모도궁허여 인적이 끊쳤으니, 어느 뉘랴 살려줄거나?
[아니리]
이리 한참 꼭 죽게 되었을 제.
[엇모리]
중 올라간다. 중 하나 올라간다. 저 중이 어디 중인고, 몽은사 화주승이라. 절을 중창허랴 허고 시주집 내려왔다. 날이 우연히 저물어져, 서산의 빗긴 길로 급급히 올라갈 제, 저 중의 차림 보소. 저 중의 거동 보소. 굴갓 쓰고, 장삼 입고, 백팔염주 목에 걸고, 단주 팔에 걸어, 용두 새긴 육환장, 쇠고리 많이 달아 처절철 툭툭 집고, 흔들 흔들 흐늘거리고 올라갈 제, 원산은 암암허고 설월이 돌아오는디, 백저포 장삼은 바람결에 펄렁 펄렁 염불하고 올라간다, “아, 아, 어허 흐어, 아, 상래소수공덕해, 회향삼천실원만. 원왕생 원왕생, 제불중천제갈녕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염불허고 올라간다, 한곳의 당도허니, 어떠한 울음소리 귀에 얼른 들린다. 저 중이 깜짝 놀래 “이 울음이 웬 울음? 이 울음이 웬 울음? 마외역 저문 날에 하소대로 울고 가는 양태진의 울음이냐? 이 울음이 웬 울음? 여우가 변화허여 날 홀리는 울음인거나? 이 울음이 웬 울음?” 죽장을 들어메고 이리 끼웃, 저리 끼웃 한 곳을 살펴보니, 어떠한 사람인지 개천에 풍덩 빠져 거의 죽게가 되었거늘,
[자진엇모리]
저 중 급한 마음, 저 중 급한 마음, 굴갓 장삼 훨훨 벗어 되는 대로 내던지고, 행전, 다님 끄르고 버선을 얼른 벗고, 고두누비 바지 가래 또리돌 돌똘 말아 자개미 떡 붙이고, 무논에 백로 격으로 징검 징검 징검 걸어 들어가 심 봉사 고두레상투 에뚜루미처 건져놓고 보니, 전에 보던 심봉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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