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조]
배의 밤이 몇 밤이며. 물의 날의 몇 날이나 되던고? 무정한 사오 삭을 물과 같이 흘러가니, 금풍삽이석기허고 옥우확이쟁영이라. 낙화여고목제비허고 추수공장천일색이라. 강안에 귤농 황금이 천편, 노화가 풍기허니 백설이 만점이라. 신포세류 지난 잎은 만강추풍 흩날리고, 옥로청풍 불었난디, 외로울사 어선들은 등불을 돋오키고, 어가로 화답허니 돋우나니 수심이요, 일발청산은 봉봉이 칼날 되어 보이난 것 간장이라. 일락장사추색원허니, 부지하처조상군고. 송옥의 비추부가 이어서 슬프리오? 동녀를 실었으니 진시황의 채약 밴가? 방사는 없었으나 한무제의 구선인가?
“지레 내가 죽자허니 선인들이 수직허고 살아 실려 가자 허니 고국이 창망이로구나.”
[엇모리]
한 곳 당도허니 이난 곧 임당수라. 어룡이 싸우난 듯, 벽력이 나리난 듯, 대천바다 한가운데 바람 불고 물결쳐 안개 뒤섞어 젖어진 날, 갈 길은 천 리 만 리나 남고, 사면이 검어 어둑 저물어져 천지 적막헌디, 까치놀 떠들어와, 뱃전머리 탕탕, 물결이 와르르르르르 출렁출렁, 도사공 영좌 이하 황황급급하여 고사기계를 차린다. 섬쌀로 밥 짓고, 온 소 잡고, 동우 술, 오색탕수 삼색실과를 방위 찾아서 갈라놓고, 산 돝 잡아 큰 칼 꽂아 기는 듯이 받쳐놓고, 도사공 거동 봐라. 의관을 정제허고 북채를 양 손으 쥐고.
[자진모리]
북을 두리둥 두리둥 둥 두리둥 둥 둥. “헌원씨 배를 무어 이제불통 헌 연후에, 후생이 본을 받어 다 각기 위업허니 막대한 공이 아니냐? 하후씨 구년치수 배를 타고 다사릴 제, 오복의 정한 공수 구주로 돌아들고, 오자서 분오헐 제 노가로 건네주고, 해성으 패한 장수 오강으로 돌아들어 의선대지 건네주고, 공명의 탈조화는 동남풍 빌어내어 조조의 백만 대병 주유로 화공허니, 배 아니면 어이허리?” 그저 북을 두리둥 두리둥 두리둥 둥둥둥둥 둥. “주요요이경양허니 도연명의 귀거래, 해활하니 고범지난 장한의 강동거요, 임술지추칠월으 소동파 놀아 있고, 지국총총 어사와허니 고예승류무정거난 어부의 즐검, 계도난요하장포난 오희월녀 채련주요, 타고발선허고 보니 상고선이 이 아니냐? 우리 선인 스물네 명 상고를 위업하야 경세우경년으 표박서남을 다닐 제, 오늘날 인당수 인제수를 드리오니, 동해신 아명이며, 서해신 거승이며, 북해신 흑룡이며, 남해신 청룡이며, 강한지장과 천택지군이 하감하여 주옵소서. 고사를 다 지낸 후에, “심낭자 물에 들라!” 성화같이 재촉허니, 심청이 죽으란 말을 듣더니마는, “여보시오 선인님네, 도화동이 어디쯤이나 있소?” 도사공이 나서더니 손을 들어서 가르키난디, “도화동이 저기 운애만 자욱헌 디가 도화동이오.” 심청이 기가 막혀 그자리 엎더지며, “아이고, 아버지! 불효여식 청이는 추호도 생각 마옵시고, 어서어서 눈을 떠 대명천지 보옵시고, 칠십생남 허옵 소서. 여보시오 선인님네 억십만금 퇴를 내어 고국으로 가시거든 우리 부친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글랑은 염려 말고, 어서 급히 물에 들라!”
[휘모리]
심청이 거동 봐라.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초마자락 무릅쓰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뱃전으로 우루루루루루, 만경창파 갈매기 격으로 떳다 물에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