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상봉〜 더질더질

정회석, 고수 조용복
앨범 : 정회석 보성소리 강산제 심청가 완창

[아니리]
심봉사 정신을 차려 궁 안을 살펴보니, 백수풍신 늙은 형용 슬픔 가득헌 것은 심봉사의 설움이요, 칠모금관 황홀하야 딸이라니 딸인 줄 알제, 전후불견 초면이로구나. 찬찬히 살펴보더니마는 한 기억이 나는디,
[중모리]
“옳제, 인제 알겄구나. 내가 인제야 알겄구나. 갑자 사월 초파일야 꿈 속으 보든 얼굴 분명한 내 딸이라. 죽은 딸을 다시보니 인도환생 허였는가? 내가 지금 죽어 따러 왔나? 이것이 꿈인 거나, 이거 생시냐? 꿈과 생시 분별을 못 허겄네. 나도 어제까지 맹인으로 지팽이를 짚고 나서면은 어드로 갈 줄을 아느냐, 올 줄을 알았느냐? 세상 분별 못 했더니, 이제 나도 눈을 떠 천지 만물을 다시 보게 되니, 지팽이 너도 고생 많이 허였다. 이제 너도 너 갈 데로 잘 가거라! ‘피르르르르르르’내던지고, “얼씨구나! 얼씨구나, 좋구나. 기화자자 좋을시고.” 
[중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기화자자 절씨구. 어둔 눈을 뜨고 보니, 황성 궁궐이 웬 일이며, 궁안을 살펴보니, 창해 만 리 먼먼 길으 인당수 죽은 몸이 환 세상 황후 되기 천천만만 뜻밖이라. 얼씨구나 절씨고. 어둑 침침 빈 방 안으 불 킨 듯이 반갑고, 산양수 큰 싸움에 자룡 본 듯이 반갑네. 홍진비래 고진감래 날로 두고 이름이로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여러 봉사들도 좋아라. 춤을 추며 논다. 얼씨구나,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태고적 시절 이래로 봉사 눈 떴단 말 처음이로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일월이 밝아 중화허니, 요순 천지가 되었네. 송천자 페하도 만만세. 심황후 페하도 만만세. 부원군도 만만세. 천천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얼씨구나, 어어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이런 경사가 또 있나.
[아니리]
이렇듯이 춤추고 노닐 적에, 황극전 너른 뜰이 춤바다가 되었구나. 모도 이렇게 춤추고 노난디, 그 중에 봉사 하나 눈 못 뜨고 엉거주춤 서서 울고만 있으니, 심황후 분부허시되, “지어비금주수까지도 눈을 떴난디, 어찌해서 저 봉사는 눈을 못 뜨난고? 죄상을 아뢰어라.” 그때여 황봉사가 뺑덱이네를 유인해 간 죄로 눈을 못 뜨고, 그 자리 엎드러지더니마는 죄상을 아뢰난디.
[중모리]
“예, 죄상을 아뢰리다. 예, 아뢰리다. 예, 죄상을 아뢰리다. 심부원군 행차시에  뺑덕이라는 여 인을  앞세우고 오시다가, 주막에 들어 잠잘 적에, 주인과 약속을 허고 뺑덕이네를 유인허여 밤중으 도망을 허였는디, 그날 밤 오경시으 심부원군 우신 소리 구천으 사무쳐서 명천이 아신 바라, 여태 눈을 못 떴으니, 이런 천하 몹씰 놈을 살려주어 쓸 데 있소? 비수검 드는 칼로 당장으 목숨을 끊어주오.”
[아니리]
심황후 이 말을 들으시더니, “인수무과리오, 개즉위선이라. 네 죄를 네가 아는 고로 시이 살리노라. 어서 눈을 뜨라.” 어명허여 놓으니, 황봉사 그리도 죄가 남어 있어 총 놓기 좋게 떴든가 보더라. 이런 일을 보드라도 적선지가에 필유여경이요, 적악지가에 필유여앙이라, 어찌 천도가 없다 이르리오?
[엇중모리]
그 때여 심생원은 부원군을 봉허시고, 안씨 맹인 교지를 내려 정렬부인을 봉허시고, 무릉촌 승상부인은 별급상사 시키시고, 젖 멕이든 부인들과 귀덕 어머니는 천금상을 내리시고, 도화동 백성들은 일시 세역을 없앴으니, 천천만만세를 불렀더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인간의 백행근본 충효밖에는 또 있느냐? 그 뒤야 뉘 알리오? 그만 더질 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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