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6 ♠
절더러 어떻게 하라시는 건지
대답해 주십시오.
어디선가 갑자기 어둠이 내리더니
내 가던 길마져 보이지 않고.
정든 친구들도
미소를 버리고
저만치
외면하여 다른 길로
떠났습니다.
볼품없이 잊혀진 나를
억울해 하면서
슬프디 슬픈
체념을 눈 아프게
울었습니다.
단 하나의 기쁨이
되어주실 당신의
모습조차
지금은 희미해졌습니다
잔뜩 성이 난 표정으로
당신을 기다리다가
일그러진
내 얼굴이 미워져서
다시 울었습니다
하오나 주여, 당신을 향해 밝혀 둔
내 의지의 촛불이 다 탔을 제,
어쩌면 이리도 나를 몰랐을까,
가리고 싶은 부끄러움.
내가 만든 자아의 성벽은 와르르 무너지고
느닷없이 솟구치는 새로운 물줄기-
이기쁨, 이 예기치 않던 깨우침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주여, 지금은 정말 대답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