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창: (아니리) 그때의 구관은 이미 올라가시고 신관이 내려오는디 서울 자하골사는 변, 학자도자 쓰시는 분인디 여러고을 살았으되 호색하기 짝이없어 남원 성춘향소식 높이 듣고 간신히 서둘러 남원부사 할제, 하루는 신연하인이 대령하야 출행날을 급히 받어 도임차로 내려오는듸, 신연거동이 꼭 이러 하겄다.
도 창: (잦은 몰이) 신연 맞어 내려온다. 신연 맞어 내려올 적 별연 맵시 장히 좋다. 모란 새김의 완자창 네 활개 쩍 벌려, 일등 마부, 유량달마 덩덩그렇게 실었다. 키 큰 사령 청창옷, 뒤채잡이다 힘을 쓰며 벌연뒤 딸었난듸, 남대문 밖 썩 나서서 좌우 산천을 바라보니 화란춘성 만화방창 버들잎 푸릇푸릇, 백사, 동작얼풋 건너, 승방뜰을 지나 남태령고개 넘어 과천읍에가 중화허고, 이튿날 발행헐 제, 병방 집사 치레 보소. 외올망건 추어맺아 옥관자 진사 당줄 앞을 접어서 빼야 스고, 세모립, 금패 갓끈 호수립식 제법 붙여 게알탕건받쳐 써, 진남 항라자락, 철릭 진자지 대고 띠여, 전령패 비쓱 차고, 청파 역마가진 부담 호피 돋움으 얹어 싣고, 좌우로 모신 나졸 일산 구종으 전후배, 태고적 밝은 날의 요순적 닦은 길로각 차비관 이말을 타고 십리허으 닿었느듸, 마부야 니 말이 좋다 말고 정마 손에다 힘을 주어 양 옆이 기울지 않게 마상을 우러러보며 고로 저었거라. 신연급창 거동 보소. 키 크고 길 잘 걷고 맵씨 있고 어여쁘고 여리한 저 급창, 김제망건 대모관자 진사 당줄을 달아 써. 가는 양태 평포립 갑사 갓끈을 넓게 달아 한 옆 기울게 비개 훨훨훨 종종 걸음 걸어, 에라, 이 놈 나지 마라! 통인 한쌍 착전립, 마상태 그뿐이로다. 충청 양도를 지내여 절라 감영을 둘어가 순상 전 연명허고, 이튿날 발행할 제, 노구 바위 임실 숙소, 호기 있게 도임헐 제, 오리정 당도허니 육방 관속이 다 나왔다. 길청 두목 이방이며 인물차지 호장이라. 호적차지 장적 빗과 수잘 놓은 도서원, 병서, 일서, 도집사 급창, 형방 옹위하여 권마성이 진옹허며 거덜거리고 들어간다. 천파총, 초관 집사 좌우로 늘어서고, 오십명 통인들 별연 앞에 향배허고 육십명 군로사령 두줄로 늘어서 떼기러기 소리허고, 삼십육명 기생들은 갖은 안장 착전립, 쌍쌍이 늘어서 공인 육각 홍철릭 남전대 띠를 잡아매야. 북 장구 떡쿵 붙여 군악 젓대 피리소리 영쇠가 진동헐제, 수성장 하문이라. 천총이 영솔하야 청도기 별였난듸,
도 창: (휘몰이) 청도한쌍, 홍문한쌍, 주작 남동각 남서각 홍초 남문 한쌍, 청룡 동남각 서남각 남초 황문 한쌍, 등사 순시 한쌍, 황초 백문 한상, 백호 서북각 서남각, 현무 북동각 북서각, 흑초 관원수 마원수 왕영관 은원수 조현관 표미 금고 한쌍 호총 한쌍 나 한쌍 저 한쌍 나발 한쌍 바라 한쌍 세악 두쌍 고 두쌍 영기 두쌍 군뢰직열 두쌍 좌마 독존이요, 난후 친병 거사 당 포악 두쌍으로 퉁 쾌 지르르르르, 나노나 지루나, 고동은 뒤, 나팔은 흥행흥행, 애구 부야 숨은 돌이 종종 내민 돌에 걷잡히어 무삼에 실족 험로가 나니, 후배사령! 예이! 좌우 잡인을 썩 금치 못헌단 말이냐? 척척 바우어 하마포 이삼승 일읍 잡고 흔드난듯, 객사 연명허고 동헌 좌기허여 대포수! 예이! 방포일성하라! 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