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은 지도 어느새 6년이 넘었네
난 걱정이야, 낫고도 똑같음 어떡해
병이라 믿던 게 전부 내 생각이면?
내가 가져온 이념들이 걸림돌이면?
이런 고민할 때마다, 구석에 아주 작게
극단적이라는 선택지 하나가 존재할 때
세상의 모든 걸 증오하게 된 그다음에
책임도 지지 않고 사라지는 것 같네
난 죽고 싶지 않아, 사라지고 싶어
찰나의 행복과 영겁의 고통을 버리고
존재하지 않는 존잰 어떤 느낌일까
모든 걸 잃고 어둠에 잠기는 것 뿐인가
잃을 게 많겠지만, 느껴지는 건 없네
이룰 게 남았지만, 지쳐서 쓰러졌기에
카운트 세는 사회란 심판 목소리에
이 악물고 일어나 다음 선택을 고민해
난 죽기보단 완전하게 사라지고 싶어
모든 고뇌들에게서 도망치고만 싶어
내 잘못, 남의 잘못, 또 나만 상처 입어
난 죽기보단 완전하게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어
태어났기에, 사라지지 못하네
사는 게 고통이란 말에 난 꽤나 공감해
긍정적인 생각, 긍정적인 생각,
아무리 울부짖어도 나란 놈은 똑같네
좋을 때도 과연 내가 얻어낸 행복인가를
묻는다면, 그저 약발이 먹힌 것이라고,
그것도 노력으로 쳐준다면 난 고마워
거울에 대답해, 약 먹느라 수고했다고
작은 스트레스에 몸이 불편한 듯이 떨려
숨이 잘 안 쉬어지고 눈물이 자꾸 떨어져
난 내가 공황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겪어보니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
부정적인 하루가 누군가에겐 긍정,
밥도 못 먹는 애들의 비하면 내가 축복을
받은 사람이라네, 나도 머리로는 아는데
지금 내 문제는
그런 개념이 아닌 것 같은데
난 죽기보단 완전하게 사라지고 싶어
모든 고뇌들에게서 도망쳐버리고 싶어
내 잘못, 남의 잘못, 결국 나만 더 찔려
난 죽기보단 완전하게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어
사라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