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내 글씨는 너무 짙은 검정색,
내 종이는 너무 밝은 하얀색.
너무 상반된 이것은
내게서 실수를 감추기 힘들게 하네.
싸늘한 공기 속으로 비틀거리며 백지위로 춤을 추는
펜과 함께 낡은 책상 삐거덕 거리는 비트를 타고
완벽한 노랫가락 뿜어내어 내방 주변 훨레훨레
떠다니는 영감들을 찾아 멈출줄 모르던 정적의 길
꼬리를 따라서 시간의 흐름은 적절하게 잉크를
훔치며 숨겨던 비밀의 화원 내속에서 꺼낼때
이성을 통해 광기로 쓴 글씨 종이를 체워
못생긴 내 펜을 위해 나는 노래를 쓴다
창작의 선상에 섰던 순수한 노력의 결과
드넓은 세상위로 내던져진 행복한 그 펜은
흐느끼는 밤의 향기 속으로 글자를 뱉는다
소리를 울려 희망을 펼칠 자신의 가치에 믿음을
얹어 고민에 맞서 뒤치지 않을 탄탄한 마음에
불씨를 당겨 내 굳은 다짐속에 맺힌 이야기
그건 멀리 울려퍼져 요동치는 메아리
공들여서 키워놓은 포플러나무처럼 기나긴
시간을 걷고 맺은 열매 언젠간 열리겠지
정성과 노력은 결코 결말을 실망 시키지 못해
세월이 적셔놓은 과거를 슬쩍 들춰볼때
난 꿈을 부풀리려 한길 고집했던 틀박이
남다르게 흔한길을 거부했던 철부지
펜과 종이 앞에서 여전히 창백한 벙어리
허랑하고 순박한 못난이 글쟁이
동 트기전 마침 얼굴색을 바꾼 가로등
얼룩진 하늘의 구름 할아버지 수염
하늘하늘 흩날리듯 허공에다 울컥
쏟아낸 감정들 그리워서 불러본 니 이름
들리려나? 외쳐본다 응답하지 않았던 넌
기억은 잔인했었고 고통은 아름답다는걸
스리슬쩍 비추고 사라진 널 통해서
난 주름을 그리고 나이를 채워갔었지
차디찬 손 쥔 펜 밑으로 빽빽하게 적힌 사연
그 응어리졌던 단어들을 토해내고
이제서야 종이에게 댓가없이 날 보낸다
객관적인 눈으로 보고서 기존의 틀을 거뒀으니까
pen,my pen 감정을 언어로 연주할 수 있는
자유를 쥐고 우린 하나가 되서 날아가네
pen,my pen 오늘도 반쯤 감긴 눈이
얘기를 홀려 또 다른 밤이 익어가고 있을 때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