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꺼진 불이 맘에 들지 않아
거실 꼴이 맘에 들지 않아
분홍색 껌딱지가 붙은 모양새로
빨래통에 걸친 수건이 맘에 들지 않아
참 웃기지 않아?
삶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던데
난 코웃음을 쳤네
인생이란 게 원래 맘대로 되지 않아 야
술자리 마다 잘도 그딴 소리를 하던 나와
그 꼬라지를 받아준 형 동생들
표정이 지금 선명해 눈앞의 칼처럼
어쩜 이런 기분이었겠네
어쩔 수 없는 일에
어쩔 수 없는 감정을 겪었겠지
어떤 문제도 덤덤했을 새낀 지금 겁을 내
소파 끝에 어색하게 엉덩이를 걸친 채
눈 감지 않으면 내일이 오지 않길 바라
머리를 처박은 타조마냥
다 멀쩡해
뭐 어쩌겠어
소식 전해들은 친구 연락은 멋쩍네
난 멀쩡해 멀쩡해줘
일어나자마자 갈 테니 부디 멀쩡해
모두 정지된 것처럼 보여
모두 정리될지 몰라 혹여
(고약한 악마의 장난)
그렇기에 난 멀쩡해
난 멀쩡해
‘**끼들 rest in peace’
랩할때 피 끓어 호기롭게 외쳤지
죽음과 맞닿는 건 평생 남 일인 것처럼
실감나지 않는 감각을 실감해, 떨려 이건
왜 난 그대와 덜한 시간 보냈는지
죽지도 않는 돈을 지키려 *나 애썼지
붙잡을 수 없어 지금 잃어가는 걸
‘다시’란 게 없는 모든 것의 끝에서
천장, 형광등, 창문밖엔 사람
전화기, 옷장, 바지하고 양말
문고리, 소파, 식탁 위엔 오징어
어제 남긴 와인잔, 싱크대엔 젓가락
화장실 거울 앞 끝이 말린 치약
양치컵, 바디워시, 샤워기 다시
문고리, 신발장, 혼자 신는 구두
주차장, 운전석, 핸들아래 페달
가고 있어 (가고 있어)
가고 있어 (가고 있어)
짜증이 섞인 말투로 시비 거는 너머 차
익숙해진 초록색 십자가
접수대를 넘어
넌 아직 자고 있어
아직 자고 있어
일어나서 뒤척이다가 나를 보고 웃어
그 순간 눈가에 뜨거운 게 고여서
미안해
다 멀쩡해
뭐 어쩌겠어
소식 전해들은 친구 연락은 멋쩍네
난 멀쩡해 멀쩡해줘
일어나자마자 갈 테니 부디 멀쩡해
모두 정지된 것처럼 보여
모두 정리될지 몰라 혹여
(고약한 악마의 장난)
그렇기에 난 멀쩡해
난 멀쩡해
내 앞에 시간은 빨라
그게 너라면 아깝지 않아
그대 앞에 시간은 빨라
아니 잠깐 멈춰 왜 지나가
내 앞에 시간은 빨라
그게 너라면 아깝지 않아
보고싶고 듣고 싶어
우리의 끝이 어디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