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은 멈춰
강남 어디쯤의 정거장에서
꾸벅이며 졸다 가도 안내방송은
이어폰 음악소리를 파고들어
일어선 채로 잠에 드는 방법은
이른 아침 출근의 기본 Skill
또 환승역에선 때야 되 시치미를
이미 꽉 찬 칸에 몸을 우겨 넣고
미안하지만 나도 갈 길이 바뻐
어쩌면 친구 같은 우린
어제도 같은 곳에서 마주친 것 같아
숨소리와 온도 살끼리
맞붙는 거리 부대끼며
가지 비슷한 행선지로
멈춘 전철이 쏟아낸
구둣발들은 강물이 된 듯 흐르네
굽이진 터널에서 밖으로
우리는 남남이지만 보여 하나로
개미행진
빨리 달려가 늦겠어
다녀올게 오늘 하루의 전쟁터
개미행진
대충 편의점에서 때우는 아침
이걸로 밥이 되겠어?
개미행진
주린 배를 잡고 숙취를 삼켜
너도 나와 함께 부대껴
개미행진
치열한 이 개미행진
아무도 몰라 우리들이 어디까지 갈지
Come on!
알콜의 잔향은 시큰해
어제 먹은 삼겹살과
태운 담배의 피처링
어딘가 낮이 익은 이 냄새
세탁을 해도 남아있어
옷에 깊숙이 배였네
회상하는 어린 시절의 기억엔
아버지가 방문을 열어
나의 선잠을 깨우곤
아들 사랑한다고 용돈을 몇 만원
그때 아버지의 소매에서 나던
그 냄새가 이제는 풍겨 나에게 서도
이건 아마도 사회인들의 페로몬
개인으로서의 날 잠시만 내려 둬
빳빳한 명함에 역할을 새겨 놓지
비록 어릴 적 꿨던
꿈속의 내 모습 거기 없어도
우리들은 빛나 평범하기에 더욱더
어깨를 피고 가자 앞으로
개미행진
빨리 달려가 늦겠어
다녀올게 오늘 하루의 전쟁터
개미행진
대충 편의점에서 때우는 아침
이걸로 밥이 되겠어?
개미행진
주린 배를 잡고 숙취를 삼켜
너도 나와 함께 부대껴
개미행진
치열한 이 개미행진
아무도 몰라 우리들이 어디까지 갈지
Come on!
마시기 싫은 술자리
그리고 다음날의 숙취
할 일은 많은데
하고 싶은 건 줄지
남아있고 싶어
소년과 소녀인 채로
우린 아직까지 어른이 낯설지
못 이룬 꿈과 꿈이 못 버는 돈
꼭 다시 돌아올 게 많이 벌어 두곤
수많은 사연들이 흔들려 덜컹
모두가 닿기를 빌어 각자의 종점
개미행진
너는 잘 해낼 거야 오늘 하루도
하나, 둘, 둘 셋, 넷
개미행진
오른발 다음 왼발을 앞으로
하나, 둘, 둘 셋, 넷
개미행진
고생했지 수고했어 오늘 하루도
하나, 둘, 둘 셋, 넷
개미행진
집에 가는 길에 맛있는 거 사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