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에 그치지 않는 장마의 끝처럼
긴 가을에 보이지 않는 하늘의 끝처럼
긴 겨울에 안개로 덮힌 눈길의 끝처럼
그 모든게 꿈이라면 끝이 있을테니까..
쓰러진 강아지 인형을 세워 놓고서,
새로 산 찻잔에 커피가 식지 않도록..
꿈열흘밤, 그토록 내가 찾아헤매인 건
네 마음에 나를 쓸 수 있는 잉크였지만
꿈열흘밤, 마침내 내가 손에 쥐게된 건
내 마음의 널 지울 수 있는 지우개일뿐
한없이 슬픈 여행과 한장의 편지
다시는 찾지 않겠단 생각이 들 때
언젠가 접어 두었던 책장을 펼쳐
끝내지 못한 문장에 마침표를 찍을께.